대우무역부문은 1995년 12월 18일로 관세청 통관기준 1995년 누계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1975년, 정부로부터 종합상사 지정을 받은 후 20년만의 결실이었다. 이는 국내 종합상사로는 세 번째 기록이었다.
그러나 창업 28년이라는 짧은 기간을 감안한다면 실로 엄청난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967년 대우의 창업 첫해 수출은 58만달러였다. 그 첫해의 성과에 비교하면 무려 1만 7천 303배의 신장이었다. 또 1975년 종합상사로 지정된 해의 수출실적 1억 3천 800만달러 대비로는 73배의 신장이었다. 1979년 10억불 수출고지를 점령한 이래로 대우는 무섭게 수출이 성장했다. 1981년 15억불, 1982년 20억불, 1985년에는 30억불 수출고지를 넘는 숨가쁜 노정을 달려왔다. 그리고 1987년 대비 50억불 수출고지를 다시 탈환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대우가 50억불에서 100억불 수출고지를 탈환하는 데 쓴 시간은 8년이었던 것이다. 100억불 수출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속에서 달성된 것으로 더욱 의미가 깊다. 임금의 대폭인상 및 생산성 저하, 선진국의 보호무역 압력 가중 등 그 어느때 보다도 수출전선에 고전을 예상케 하는 장애요인이 많을 때 이룩한 쾌거라서 더 그렇다.
실제로 수출일선에서 뛰는 대우인에게 100억불은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로 생각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난날 아프리카 시장 진출 등 남이 감히 하지못했던 분야에 과감히 뛰어들어 큰 성과를 거두었던 대우인의 저력 앞에 100억불 수출고지는 넘지못할 산은 결코 아니었다.
대우의 수출 100억달러 달성은 그 내용면에서 단순한 외형 신장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첫째, 일부 품목 및 일부 지역에 한정되어 있지않은, 수출 품목의 다양화와 수출 지역의 다변화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창업 원년 나일론 원사를 동남아 일부 국가에 수출하던 것을, 28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전세계 165개 국에 경공업, 중화학제품에 이르기까지 3천여 품목을 수출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수출 품목의 다양화는 경공업 제품과 중화학 제품의 수출 비중에서도 변화를 보였다.
1976년 중화공제품의 수출은 대우 수출의 9.1%였고, 경공업제품은 90.0%였다. 그러나 1982년에는 중공업제품 57.1%와 경공업제품 42.9%였고, 1995년에는 중화공제품이 93.1%, 경공업제품은 6.9%였던 것이다.
둘째, 수출지역 다변화에 있어 미개척시장에 다른 기업보다 앞서 진출함으로써 나날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게 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중남미 시장의 경우가 좋은 예다.
1971년 파나마에 한국기업 최초의 지사를 설치한 이래, 오늘날은 총 6개국에 지사를 설치하여 운영중에 있다. 이에 따라 1976년, 중남미 지역에 대한 수출 비중이 0.9%에서 1982년에는 2.1%, 1995년에는 9.2%를 기록했다.
셋째, 1995년 1-11월 전체 수출액 가운데 비계열사 취급고가 36억 5천만 달러로 국내 종합상사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수출 상품의 개발과 신시장 개척 노력에 따른 것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기술집약적인 유망 중소기업의 지원을 통해 전략상품을 개발, 수출하고 있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넷째, 수출 품목 가운데 지난해 가장 뚜렷한 신장세를 기록한 것은 단연 자동차부문이었다. 1994년 12월 첫 선적 이후 지난해 2월부터 유럽 지역에 대한 본격 수출에 들어간 자동차는 유럽에서의 폭발적인 판매 신장과 함께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지역에 대한 꾸준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175% 신장했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러시아, 미얀마 등지에서 해외 유통망 구축에 따라 1994년 대비 400% 성장한 해외유통부문과 중계무역 활성화로 5배 이상이 신장한 비철금속부문 등이다. 이들은 엄청난 신장세를 보였고, 또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다른 측면에서는, 1995년 9월까지 대우의 수출액 중 그룹 계열사 의존도는 국내 7개 종합상사 가운데 가장 낮은 60% 수준이었다. 이는 1994년에 비해서도 5% 가량 낮아진 것으로 계열사 제품 의존도가 70-80%에 이르는 다른 종합상사에 비해 월등히 낮은 비율이다.
대우무역부문의 이러한 성과는 무담보 연리 7%의 특별자금지원을 비롯하여 제도금융 알선, 기술개발, 경영관리, 판로개척 지원 및 해외동반 진출 등으로 중소기업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협력회사 멤버쉽」 제도 등에 힘입은 것이다. 오늘날 대우무역부문의 멤버쉽에 등록한 중소기업은 20여 개 기업이며, 1997년까지는 1백개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으로 있다.
대우무역부문은 21세기 초일류 국제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1993년 「VISION 2000」이라는 중장기 경영방침 및 발전계획을 세우고 세계경영 실현에 노력을 경주해온 대우무역부문은 1995년말 해외투자자회사 100개를 돌파함으로써 세계경영의 본궤도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