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12월, 대우와 GM측은 결국 회사정관 수정계약에 합의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우가 원하던 경영권을 인수하게 된 것이다.
명실공히 대우가족의 일원이 된 새한자동차는 이듬해인 1983년 상호를 대우자동차로 바꿨다.
대우자동차는 대내적으로 가족사와 관련업체와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견지하면서 국제수준의 부품을 생산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경제단위의 생산량 확보와 수요창출을 위해 합작선인 GM의 네트워크를 통한 완성차 및 주요부품을 주도하기 위해 전임직원의 일치단결 아래 위기라는 뻘에 깊숙히 박혀있던 닻을 올리고 출항을 시작했다.
그리하여 승용차 부문에서 국내 정상급 로얄살롱을 비롯 로얄프린스, 로얄 엑스큐 등 로얄시리즈를 개발하여 중형차 시장을 석권했다. 또 소형차 맵시나를 개발, 소형 승용차 점유율을 넓혀갔다. 트럭부문에서는 픽업트럭인 맥시 시리즈의 다양화와 각종 대형트럭의 외형과 성능을 개선하고 중장비용 15톤 덤프와 특장차를 개발했다.
버스부문에서의 발전도 눈부셨다. 시내버스인 자율버스, 저상버스 개발 외에도 표준 고속 관광버스 등을 개발, 대형버스 시장을 지배했던 것이다. 그리고 미래를 향한 항해로 장기전략을 수립하였다. 바로 월드카라 불리운 T카 프로젝트가 그것이었다.
대우자동차는 1984년 7월, GM측과 16만7천대의 월드카 생산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1987년부터 미국시장에 년 10만대씩 수출키로 확정했다. 1986년 공장 증설을 마친 대우자동차는 월드카의 이름을 <르망>으로 결정하고 6월 27일 <르망> 1호차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신차발표회에는 대우의 월드카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내외인사 5천명이 참석했다. 2년여의 각고 끝에 우수한 첨단의 승용차가 선보이게 된 것이다.
당시 월드카 생산계획의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완성차 제조 및 공장 설계에 관한 기술은 GM의 100% 투자회사인 독일 오펠(Opel)에서 제공한다. 단 부품은 국내에서 개발토록 하되 필요한 기술은 GM에서 제공한다.
-개발된 소형 전략 차종은 내수용 1500cc급 4door notch back과 수출용 1600cc급 3door hatch back으로 구분, 17lm/l의 연비를 목표로 하며, 배기가스 및 소음이 국내 뿐아닌 선진국 규제치에 적합한 전륜구동 승용차이다.
-이차의 국산화율은 1986년에 90.136%, 1988년에 99.158%로한다.
-양 주주는 총소요자금 3,554억 4,700만원의 약 2분의 1인 1,600억원을 각 800억원씩 증자하고 소요자금의 증자 차감액은 국내외 차입금으로 충당한다.
-공장은 현 부평공장 약 30만평의 대지에 주요공장 및 기타 관련공장을 1984년 5월에 착공, 1986년 7월부터 가동한다.
-1986년 신공장 가동으로 대우자동차는 연 248,000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뒤이어 9월 대우는 단장을 완전히 마친 신소형 승용차 <르망>공장 기공식을 거행하여 국가 기간산업인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것을 다짐했다.
신소형 승용차공장 준공으로 대우자동차는 생산능력이 연간 25만대 규모로 증가, 국제경쟁력을 갖춘 세계규모의 자동차 생산업체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가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중화학공업의 핵심부문이었다. 대우는 세계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GM으로부터 경영권 인수를 계기로 내실을 다지기 시작했으며, 세계 무대에 자신있게 진출할 수 있는 수출용 신차종 개발에 주력, 명실상부한 종합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해 왔다.
그리고 소형승용차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GM과 월드카 르망 공동개발을 추진, 연산 30만대 규모의 ‘월드카 르망 신공장’을 준공함으로써 1시간에 30대 승용차 생산설비를 갖추었다.
월드카 르망 신공장은 주요 생산라인에 자동화된 컴퓨터 시스템은 물론, 자동컨베이어 시스템을 적용한 최신설비를 자랑한다. 대우가 생산하는 월드카 르망은 설계에서부터 스타일, 성능에 이르기까지 세계시장을 겨냥하여 개발되었다.
국내 최초로 점화시기를 컴퓨터로 조절하는 연료절약형 강력엔진, 1리터의 연료로 15km를 달릴수 있는 연비혁신, 미연방 자동차 안전기준 보다 까다로운 GM의 안전기준을 통과한 컴퓨터 안전설계, 미래감각의 최신 에어로 다이나믹 스타일 등 첨단기계 공학으로 르망은 탄생되었다. 월드카 르망은 국내 자가용 시장 석권에 이어, 미국 자동차 전문지와 고객들로부터 뛰어난 성능과 스타일을 인정받았다.
월드카 르망은 비록, 오늘날은 단종이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매달 1만대 이상 미국시장에 팔려나갔었다. 그리고 캐나다,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호주 등지로 진출해서 세계인의 차로 각광받았다.
대우가 미국지역으로 수출하는 소형 승용차는 GM의 폰티악사업부 산하 3,000여개의 딜러망을 통해 판매되었다. 이러한 생산판매 방식의 2원화는 대우가 국제화 새대를 대비하는 조인트벤쳐 전략의 대표적 사례로서 GM측의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 대우의 뛰어난 생산능력이 이상적으로 조화되어 일본 자동차와 자신있게 경쟁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대우는, 지속적인 수출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172개 전문부품 협력업체를 육성하고 부품국산화를 실현하여 자동차 관련산업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1987년부터 국내자동차 시장이 자유경쟁 체제로 돌입하게 됨에따라 대우는 중형자동차 로얄시리즈의 품질고급화와 모델다양화, 그동안 생산이 중단되었던 중형 트럭 개발, 일본 닛산과의 기술제휴로 최신모델의 중소형 버스를 국내시장에 선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