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부문의 경우 1998년까지 승용차는 해외부문만 폴란드 40만대, 우즈벡 20만대, 루마니아 20만대, 인도 16만대, 기타 10만대 등 총 100만대 이상의 생산망을 갖추게 될 것이다. 거기다가 폴란드(FSL) 상용차 15만대와 기타 국가에서 추진중인 프로젝트를 포함하면 해외부문은 2000년까지 대략 150만대 규모의 생산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충해온 부평공장과 군산공장을 합하면 총 생산규모 250만대 규모의 명실상부한 세계 10대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대우가 이러한 전략을 세우게 된 것은 자동차만이 갖고 있는 특성과 세계 경제환경의 변화로부터 나온 것이다.
대우가 위와 같은 전략을 세운 이유를 알려면 세계 자동차 산업의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 시장은 주로 미국, 서유럽 등 선진국인데 이들 나라에서는 자체에서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거기에다 이들 지역이 블록화되면 한국산 자동차는 쿼터로 묶이게 될 것이 뻔하다.
이들 나라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질이나 성능면에서 아직은 국산차가 경쟁상대가 아니며, 국내시장도 제한돼 있다. 또 앞으로 몇몇 국내업체들이 추가로 승용차 시장에 참여하게 돼 있어 국내업체 간에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결국 우리산업이 전반적으로 그렇지만 자동차도 2천년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 즉 해외 현지에서 팔아야 가격경쟁도 생기고 무역장벽도 피할 수 있다는 답이 나온다. 또한 해외에 진출했을 때 제품현지화 의무비율이 60 %라면 40 %는 한국산 부품을 팔 수 있게 되는 잇점도 있다. 당연히 해외진출을 하지 않으면 부품마저도 팔 길이 막히게 되는 것이다.
대우가 자동차에 주력하여 250만대 생산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 산업이 갖는 특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회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소형에서 대형까지 다양한 모델을 모두 생산해야 하고, 5년에 한 번씩 새로운 모델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 1개 모델 개발에 1억달러씩 투자해야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모두 5억달러가 들게 되있다. 이밖에 안전이라든지 에너지 효율이라든지 환경 등의 모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계속 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연 10억달러가 순전히 개발비로 들어간다. 따라서 이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백만대 이상을 생산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래야만 대당 평균 1만5천달러에 판다고 했을때 3백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GM, 도요다, 포드를 포함해서 닛산, 혼다, 푸조, 르노, 폴크스바겐, 피아트 등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들이 모두 2백만대 생산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대우자동차는 국내에서 1백만 대, 해외에서 150만대 생산체제를 확보하려는 전략 아래 해외 시설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외로 나갈 경우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에 대한 답은, 선진국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 지역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 인도, 러시아 처럼 선진국이 뿌리를 내리지 않았으면서도 커다란 시장을 갖고 있는 나라가 이에 해당할 것이다. 이들 지역은 당장은 구매력이 떨어지지만, 국민소득이 1만달러가 되면 이 지역에서 최소한 연간 1천 만대는 소비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한편 고효율 생산방식 확립을 목표로 1992년부터 전개해 온 NAC(New Automotive Industry Concept)도전운동은 대우가 자동차부문의 세계화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여러 노력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NAC도전운동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고객만족 실현을 위한 대우자동차의 전사적, 체계적, 실천적인 품질혁신활동이다. 이미 NAC도전운동은 ‘기본충실, 원칙존중, 애정의 기업문화 구현’의 이념을 바탕으로 연간 30 %이상의 생산성 향상과 노사화합 등의 성과를 가져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