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onicles of Daewoo

경영의 기록

유럽의 거점이 되는 생산법인을 어느 지역에 설치하느냐는 향후의 수출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는 점에서 신중함과 치밀한 계산이 필요했다. 결국 거점지역은 동구의 떠오르는 신흥국가국들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되었고 최종 낙점은 폴란드에 정해졌다. 우선 폴란드는 국가에서 투자유치청을 설립, 운영할 정도로 외국인 투자유치를 정부시책의 우선적인 위치에 올려놓고 있다.
게다가 자본주의 경제체제 유입과 함께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경제개혁의 과정에서 아직 국영기업의 민영화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등,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것도 대우가 폴란드를 선택한 한 이유가 되었다.
거기다가 기술수준의 낙후, 설비대체의 미흡 등 산적한 문제를 외국기업의 투자로 해결하고자 하는 폴란드 정부의 노력도 한몫을 차지했다.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소요외환을 외국인 투자로 대체할 뿐만 아니라 기술이전 효과, 고용력 창출효과 등 부수적 효과가 엄청나다는 걸 폴란드 측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대우의 입장에서도 폴란드는 여러 가지 장점이 많은 투자의 적지로 보여졌다. 동구국가 중 경제규모가 가장 크며 인구도 3천 8백만명이 넘어 동구 최대일 뿐만 아니라 최근 경제침체를 극복하고 GDP 성장율이 1993년 3.8%, 1994년 4.7%를 기록하는 등 산업생산 증가와 함께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어 시장 잠재력이 매우 풍부한 곳인 까닭이었다.
또한 인건비가 월평균 2백 30달러로 대단히 낮으면서도 교육 수준이 높고 도로를 비롯한 사회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 서구와 동구르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장점으로는 1994년 2월 1일부로 유럽연합(EU) 준회원국 협정이 발효되면서 유럽연합 경제권과의 연계가 강화되어 현지 생산제품의 유럽연합 수출이 자유롭게 됨에 따라 유럽지역 생산기지 건설에 가장 적합한 지역이라는 점이었다.
자신하건대, 대우는 국내에서 해외진출을 통한 세계화는 가장 앞서가고 있고 또 진출한 지역에서는 1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폴란드는 그런 면에서 가장 유망한 성공작으로 훗날 평가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폴란드를 중심으로 한 동구권 진출은 폴란드라는 큰 시장 자체의 매력 외에도 이제 막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는 동구권 제국들의 전초기지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헝가리와 체코, 슬로바키아 및 그 외의 국가들과 각각 독립의 길을 걷고 있는 CIS제국들에 이르기까지 대우가 진출할 대상국들은 아직 많다.
지금은 경제의 정상회복을 위해 밑바닥에서부터 쌓아오고 있는 동구의 국가들이다. 그러므로 언젠가는 정상궤도의 경제수준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뻔하다. 대우는 이러한 잠재적인 시장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거시적인 안목에서 장기적 판매전략을 치밀하게 세우고 세계경영의 차원에서 활발한 해외진출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폴란드하면 쇼팽의 나라, 교황의 나라, 바웬사의 나라를 떠올리게 된다. 폴란드는 동유럽 국가중 가장 넓은 31만㎢의 국토와 3천8백만명의 인구를 가진 나라로 한때 강력한 왕국을 형성한 적도 있었지만 러시아와 리투아니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슬로바키아, 체코, 독일과 접경하고 있는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주위 강대국의 외침이 잦았다.
18세기말부터 20세기초기까지는 러시아, 프러시아, 오스트리아 3국에 의해 국가가 분할돼 1백50년간 나라없는 설움을 겪었으며, 20세기 들어서도 제2차 세계대전이 히틀러의 폴란드 침공으로 시작된만큼 많은 피해를 입었다.
폴란드는 수많은 외침에도 굴하지 않는 국민성과 다분히 동양적인 보수적인 사회분위기 등 우리나라와 동질성을 많이 갖고있다. 전국민의 95%가 가톨릭을 신봉하고 있으며, 특히 현 교황인 요한 바오로2세의 고향이 폴란드이기도 하다.
문학사에 길이 남을 거장들도 많이 배출했는데 <쿼바디스>의 작가인 헨드릭 싱케비치를 비롯,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비쓰와바 쉽보르스카 등이 폴란드 출신 대표작가로 꼽히며, 바웬사가 이끄는 자유노조로 일찍부터 우리에게 잘 알려진 나라이기도 하다.
이 폴란드에 대우는 컬러TV 세계화전략의 일환으로 폴란드에 대규모 컬러TV공장을 설립, 현지에서 1993년 11월 5일 기공식 기념행사를 가졌다. 폴란드내 전자공장으로는 처음이자 최대규모 투자인 폴란드 컬러 TV공장(DEMPOL:Daewoo Electronics Manufacturing Poland SP Z.o.o.)은 대우가 1차로 3백80만달러를 단독투자해 대지 6만평 건평 5천평에 연간 20만대 생산규모로 건립되어 1994년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14~21인치의 중소형 컬러 TV를 중심으로 생산에 들어가 폴란드 내수시장은 물론 인근지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VCR,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의 품목도 점차적으로 생산한다는 장기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또한 자본금 2백만달러를 단독투자, 폴란드 판매법인(DEPOL)을 설립해 컬러 TV 전자레인지 VCR 세탁기 등을 대우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폴란드를 컬러 TV 동구지역기지화를 위한 투자적지로 선정한 이유는 인건비가 우리나라의 3분의 1, 프랑스의 5분의 1에 불과한데다 인구가 3천8백만명으로 내수시장 잠재력이 풍부하고 철강 및 도로 등의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투자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우는 여기에 만족치 않고 1995년부터 향후 3년간 폴란드에 총 1억3천200만달러를 투자해 유럽지역 최대규모의 종합가전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대우는 1994년 12월 바르샤바 서쪽 지점의 프루쉬코프시내에 연산 20만대 규모의 컬러 TV공장을, 1995년에는 연산 10만대 규모의 세탁기 공장을 건설했다. 그리고 기존 공장의 컬러 TV 생산규모도 연산 60만대로 늘렸으며, 1996년에는 편향코일(DY) 연산 100만개, PCB ASS’Y 연산 200만대 생산규모의 공장을 각각 새로 건설했다.
이 공장은 대우-FSO공장 부지내에 3천평의 규모로 건설하여 1997년 3월부터 가동을 시작해 3~4개 모델의 카오디오 제품을 생산해 첫해 생산되는 20만대 전량을 대우-FSO에서 생산되는 대우자동차에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대우전자의 유럽지역 생산기지가 될 폴란드 종합가전단지가 완성되면 현지 고용인력이 1천5백명, 연간 매출액이 2억달러를 넘어서는 유럽 최대규모의 가전제품 생산기지가 될 것이다.

출처: 대우30년사 (1997년; 가편집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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