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자동차 시장의 총수요는 중고수입차를 포함해서 2만대(승용차 4천대 포함)에 불과한 상당히 작은 시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도요타, 포드, 크라이슬러 등 14개의 주요 자동차회사들이 거의 다 진출해 있을 만큼 시장잠재력이 큰 전략적 지역이다.
아직은 성숙되지 않은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 너무 많은 메이커들이 몰려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또한 만만찮게 제기되는 가운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불꽃 튀는 치열한 각축전이 전개되고 있으며, 당분간 이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일찌감치 베트남의 잠재성을 인지하고 활발한 투자를 벌여온 대우는 베트남 국방성 산하 경제기술위원회(GAET:General Administration of Economics and Technology)를 파트너로 선정하여 자본금 총액 1천만 달러, 총 투자규모 3천 2백만 달러(대우측 지분율 65%, GAET측 지분율 35%) 규모의 비담코(VIDAMCO)를 설립하여 1993년 12월 14일 베트남 정부의 라이센스를 취득하였다. 이는 베트남의 자동차 전문 메이커로서는 실질적으로 처음이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또한 비담코(VIDAMCO) 자동차법인은 오리온-하넬합작법인, 하노이 대우호텔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의 현지합작법이다.
비담코(VIDAMCO)는 자동차 조립공장으로서는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대우의 인도차이나 공략의 손색없는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승용차 라인과 상용차 라인의 연간 생산능력은 1996년말 기준으로 2만 대 수준이지만 자동차 시장이 확대되는데 맞춰 생산능력을 늘려, 앞으로 6억 6,000만 달러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비담코(VIDAMCO)는 베트남 시장에 보다 신속하게 접근, 초기 시장을 확고하게 장악하겠다는 전략하에, 첫해인 1995년 6월 승용차공장을 착공하여 5개월 만에 공사를 완공하였다. 이 기간중 승용차 500대를 SKD로 생산 판매하여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였으며, 1996년 4월 본격적인 CKD생산에 돌입, 불과 8개월 만에 1,100여대를 판매하여 시장점유율 32%를 달성하였다. 이런 판매실적에 힘입어 단일 모델로는 씨에로(CIELO)가 최다 판매를 기록할 수 있었다. 1994년 베트남 전체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가 6,200대 수준이고 보면 대우가 초기 단계인 베트남 시장을 압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직은 국민소득이 낮아 개인 소유의 승용차가 지극히 적은 베트남의 자동차 보유 양태에 주목, 구매력이 있는 관공서 및 택시 회사를 주요 시장으로 보고 꾸준히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결과, 하노이와 호치민 등 베트남의 주요 도시에서 대우의 씨에로 택시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좀 더 많은 물량을 싼 가격으로 공급할 예정이기 때문에 베트남을 달리는 대우차의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버스와 트럭생산이 이어지면 비담코(VIDAMCO)는 다양한 차종을 보유한 경쟁력 있는 자동차 메이커로 베트남 시장 내에서 확고한 위치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와 같이 진출한 대우전자 하넬공장도 역시 하노이에 위치하고 있다. 투자규모는 5천2백만달러에 이르며 대지 1만5천평, 건평 8천평에 연간 컬러TV 40만대, 냉장고 10만대, 세탁기 15만대를 비롯해 편향코일(DY), 고압변성기(FBT) 등의 핵심 전자부품 1백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 공장은 1994년 11월 기공식을 갖고, 1995년 2월에 공장 건축을 시작해 1995년 8월에 준공을 했다. 1995년 10월에는 생산된 TV(20″, 14″) 7천9백60대를 중동 U.A.E.의 두바이로 수출함으로써 베트남에서 가전제품이 해외로 첫 수출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하였다.
이어 1996년 1월에는 베트남 내수시장 본격 진출을 통해 DEHACO(대우전자 베트남 합작법인)의 베트남 내수 영업활동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DEHACO는 베트남을 크게 3지역으로 구분해, 남부지역의 호치민, 중부지역의 다낭, 그리고 북부지역의 하노이를 중심으로 각각 쇼룸, 영업소 및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995년은 대우가 이곳 베트남에 처음으로 현지 종합 가전제품 생산공장 건설공사를 시작해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전 주재원과 본사의 기술지원팀이 힘을 합쳐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공장을 완공시키고, 그와 병행해 사업계획에 맞춰 생산 설비를 설치하고 제품생산을 실현시킨 숨가쁜 한해였다.
DEHACO는 베트남 진출 최초 종합가전업체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튼튼한 탱크제품을 만들어 베트남 소비자에게 최고의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고 있다. 나아가서 세계최고의 제품을 이곳에서 만들어 전세계로 수출하는 아시아의 전진기지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참고로 DEHACO에서 만든 TV, 냉장고는 주로 일본, 중동, 동남아 등지로 수출되고 있는데, TV의 경우 연간 30만대, 냉장고의 경우 연간 8만대 가량에 이르고 있다.
DEHACO는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우수한 인력확보가 무엇보다도 우선돼야 한다고 보고, 일찍부터 현채인 교육에 관심을 가졌다. 1995년 2월부터 1차 구미공장에 1백4명, 인천공장 66명, 광주공장 15명 등 총 1백85명이 6개월간 한국에서 기술연수 교육을 마쳤고, 현재도 이와 같은 현채인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 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전 직원이 한국에서 기술교육을 받게 할 방침이다. 이러한 연수교육 효과는 이곳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자세와 기능에서 나타나고 있다.
DEHACO는 이곳에 투자한 모든 한국회사들로부터 투자성공사례로 평가되어, 베트남에서의 투자와 공장 운영 경험을 배워가려는 많은 예비 투자회사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