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onicles of Daewoo

경영의 기록

붉은 황톳물이 사계절을 채우는 메콩강과 그 지류인 세콩강이 만나는 라오스 남부 팍세지방 인근의 밀림. 간혹 밀림의 새소리만 들리는 이 곳에 땅을 파고 바위를 깨고, 이것을 실어나르는 트럭의 엔진소리가 적막을 깬다. 낯선 원시림속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라오스의 새역사를 만들고 있는 이 곳에 바로 대우인들이 있다.
라오스 남부 팍세지방 인근의 밀림에서는 대우가 해발 8백미터의 고원에 이 나라 최고, 최초의 수력발전소(호웨이호 댐) 건설을 하고 있다.
해발 6백미터 능선에 위치한 본부에서 현장은 불과 3백미터로 코앞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발전소까지 가려면 무려 3시간이나 걸릴 만큼 지형이 험준해 돌고 돌아야 가까스로 도착할 수 있다. 댐상부에서 내려다보는 공사현장은 현기증을 느낄 만큼 아찔하다.
호웨이호댐은 넓은 평지 위에 화산 분화구 모양의 높은 고원이 8백미터 높이로 우뚝 솟아 있고, 또 라오스지방의 풍부한 강수량 등, 그야말로 천혜의 자연적인 조건을 그대로 이용하는 유역변경식 수력발전소이다. 즉 서쪽에 댐을 쌓아 물을 담수하여 도수로인 714미터의 수직터널을 뚫어 그 낙차를 이용한 수력발전소인 것이다.
1993년 9월 23일 수주한 이 공사는 대우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해외건설과 라오스에도 몇가지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선 공사금액이 1억9천5백만달러의 대규모 공사라는 점과 국내기업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기획제안형(BOT:Build Operation Transfer) 공사라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설공사는 현지정부가 발주하고 입찰경쟁에 참여해 공사를 수주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공사는 이같은 해외건설 공사의 관념을 깨버린 첫 프로젝트로 평가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댐위치의 선정은 물론 공사와 운영에 이르는 전과정을 대우가 맡아서 하고 있다. 즉발전소를 완공한 후 30년간 발전소를 운영하여 생산되는 전력을 태국에 전량 판매해 비용을 회수한 뒤 발전소를 라오스에 건네 주는 방식을택했던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라오스가 전력의 15%를 수출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대우가 수개월에 걸친 현장답사 끝에 천혜의 조건을 갖춘 이 곳을 찾아내고 타당성 조사를 거쳐 ‘돈도 없고 경험도 없다’며 공사의 성격을 이해못했던 라오스정부를 설득해 성사시킨 것이었다.
대우는 1993년 9월 라오스정부와 공사계약을 체결한 뒤 이듬해 1월 태국전력청과 연간 5백75기가와트아우어(Gwh)의 전력을 30년간 공급키로 PPA계약을 맺었다. PPA(Power Purchase Agreement:전력판매계약)란 민자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전력회사에서 일괄구매하기 위한 계약으로 전력회사에서는 구매한 전력을 자체의 송전망을 통해 일반 수요자에게 공급하게 된다. 민자 발전소를 건설하는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구매자를 확보함으로써 발전소의 적정운영을 보장받게 된다.
이 공사에서 더욱 돋보이는 것은 2억달러 가까운 자금의 조달방법이다. 대우는 소요자금을 미국과 유럽은행에 제한, 이들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그리고 타당성 조사는 일본의 하이드로컨설 사에, 설계는 스위스의 EWI사에, 일반공사는 모두 전문업체 외주를 주는 방식을 택했다.
또 현장에 참여하고 있는 인력들은 우리와 같은 황색인은 물론이고 흑인과 백인, 중동인까지 형형색색의 인종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형공사의 경험이 없는 라오스에 기능공이 없기 때문에 대우는 기능인력들을 모두 전세계에서 조달한 것이다. 때문에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인력 1천여명 가운데 잡역부는 라오스인력, 기능공은 태국과 파키스탄인으로 채워져 있다.
이 때문에 공사현장에 설치된 식당 역시 세계 음식문화의 전시장이 되고 있다. 본부 막사옆은 김치냄새가 풍기는 한국식당이고, 가늘고 긴 쌀을 먹는 태국과 라오스인, ‘자파티’를 먹는 파키스탄인, 양식을 먹는 유럽인 식당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온갖 인종들이 한자리에 모여 북새통을 이루는 식당의 모습은 대우가 추진하는 세계화의 또다른 현장을 실감나게 해주고 있다.
공사진행과정에서 인력 문제외에도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특히 라오스는 국가기반 시설이 낙후돼 도로, 교량마저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 때문에 처음 공사장비를 현장까지 운반하기 위해 도로를 보수하거나 새로내고 심지어 하천으로 우회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라오스의 호웨이호댐 공사를 통해 대우는 대규모 댐 건설공사의 경험축적으로 앞으로 국내외 댐공사의 수주기회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라오스는 천연자원 및 수자원은 풍부하지만 개발이 안돼 있어 지속적인 수자원 개발공사가 진행중이다. 따라서 앞으로 이 지역 개발공사 참여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대우는 이를 토대로 라오스에 또 하나의 수력발전소 사업을 BOT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출처: 대우30년사 (1997년; 가편집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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