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onicles of Daewoo

경영의 기록

일본은 연간 8천억 달러의 건설시장 규모에 비해 문을 굳게 닫은 채 좀처럼 문을 열지 않는 나라다. 일본 시장은 지금까지 기술품질면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추어야 함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 기업에 대해 폐쇄적인 입장을 늘 견지해 왔다. 그러므로 선진시장 중에서도 가장 진출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손꼽혀 왔다.
이런 일본땅에서 대우는 1988년 10월에 일본 건설업 면허를 취득한 이후 후쿠오카 총영사관, 오호리 스포츠클럽을 준공하고 현재 스미요시 재건축 공사, 후지쯔의 규슈 연구센터빌딩, 아시아정보센터 건설공사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우는 아프리카 건설시장에 첫 진출한 이래 중동, 아시아, 미주 등지로 매년 꾸준히 해외시장을 넓혀왔으며, 이제는 그 동안 축적한 기술, 경영관리 능력과 국제경쟁력을 바탕으로 선진국 시장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대우의 일본 시장 진출은 바로 선진국 시장 진출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대우가 전세계 건설시장 물량의 1/4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건설시장에 진출한 것은 지난 1989년 3월 후쿠오카 한국 총영사관 신축공사를 맡으면서다. 이것은 또한 업계 최초의 일본 건설시장 진출이기도 하였다.
대우의 일본 건설시장 첫 진출 지역인 후쿠오카는 인구 130만의 조용한 도시이지만, 현재 규수(九州)의 수도라고 불리울 정도로 규수의 정치․ 경제․문화․교통의 중심지이자 서일본 최대의 금융 비즈니스 도시이다. 오늘날 이 곳은 도쿄에 있는 대자본의 지점들이 진출하여 ‘미니 토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발전해가고 있다.
한국 정부가 발주한 후쿠오카 총영사관은 기와, 석재, 창틀, 유리 등 자재조달을 한국에서 직접 조달하고 40여 명의 기능 인력까지 파견한 끝에 착공 1년만인 1990년 3월 28일 성공적인 준공식을 가질 수 있었다. 일본 하자마구미사와 공동 수주한 한국 총영사관 신축공사는 완공 후, 한국의 고전적인 미와 현대적인 미가 잘 조화된 건축물로 일본내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전통적인 한국풍의 기와집은 어느새 후쿠오카의 새로운 명물로 등장하여 후쿠오카시로부터 ‘도시 미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우가 후쿠오카 총영사관 신축공사 다음에 맡은 공사는 미래형 스포츠클럽인 ‘오호리 스포츠클럽 하우스’ 공사였다. 작은 공사 규모에도 불구하고 대우가 이 공사를 수주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일본 건설시장이 개방된 것이 1988년 10월인데, 그 때 건설업 면허를 취득한 대우가 살아남기 위해선 작은 공사부터 성실하게 수행해 신용을 쌓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이 공사를 수주했던 것이다.
한국 총영사관이 우리정부 발주의 공사였다면 오호리 스포츠클럽은 비록 소규모이긴 하지만 대우가 일본에서 실질적으로 준공 1호를 기록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이 건물에 사용된 석재는 한국에서 수출한 것으로 건설공사의 새로운 패턴을 제시함은 물론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프로젝트였다.
후쿠오카 영사관 건물이 후쿠오카시로부터 ‘도시 미관상’을 수상하면서 시공 회사 대우의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또 영사관 공사 이후에 수주했던 스포츠클럽 하우스 공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짐으써 대우의 입지는 더욱 확고해져 갔다.
이즈음 후쿠오카시는 ‘21세기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제화, 정보화 거점도시’ 건설계획에 따라 시유지 일부를 SRP(Soft Research Park) 단지로 지정하고, ‘사사이드 모모치’ 소재 시유지인 정보 사무시설 용지의 일부를 6개 지구로 분할하여 국내외 업체를 유치하는 국제 입찰을 계획하고 있었다.
대우는 이때 한국 총영사관 공사 파트너였던 일본 업체의 소개로 후쿠오카지쇼의 관계자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것을 계기로 대우는 1990년 4월 SRP사업 참여를 결정하고 구체적인 입찰 참가 제의를 받았다.
이 사업은 기획 제안 입찰이었기 때문에 사업계획서의 비중이 컸다. 이 때부터 기획 담당 직원들은 밤을 세워가며 후쿠오카시가 원하는대로 3천평(E구역)을 목표로 몇 층 규모의 건물에 대우가 어떤 사업을 하고, 어떤 연구개발을 하며, 후쿠오카지역에 기여하는 바가 무엇이냐 등등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만들었다.
최초의 컨셉은 한국과 일본을 연계시키는 「테크노벨트 구상도」였다. 부산과 후쿠오카가 약 200킬로미터, 비행기로 30분 거리였기 때문에 「테크노벨트 구상도」는 설득력이 있었다. 특히 21세기는 신국제화의 흐름에 따라 국가간, 기업간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정보화 시대로서 SRP단지 내의 대우 참여는 한․일간의 새로운 관계정립의 시발이라는 데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였다.
드디어 대우는 열흘만에 입찰서를 작성해 제출, 1990년 6월 30일 시의회 의결을 거쳐 8개 분할구역 중 D지역을 배정받았다. D구역은 당초 신청했던 E구역 보다 다소 좋은 부지였다. 이로써 치열한 경쟁을 뚫고 A구역은 일본 IBM그룹, B구역은 마쓰시다 전기, C구역은 NEC, D구역은 대우(40%)와 후쿠오카 시티은행(40%), (주)ASCOM(20%), E구역은 후지쯔(주), F구역은 히타치 등 총 6개 그룹이 최종 선정되었다. 선정 업체가 모두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 통신회사인 상황에서 외국업체인 대우가 후쿠오카 시티은행과 공동으로 참여했다는 것은 그 당시 일본에서 최대 뉴스 중의 하나였다.
대우는 1993년 11월 배정받은 SRP단지 D구역에서 「아시아 정보교역센터(AIT:Asia Information Trade)」 기공식을 가졌다. 아시아 정보교역센터에는 (주)대우와 대우전자, 대우통신 등 3개사가 공동진출해 인공지능과 언어처리, 영상처리 등 컴퓨터 및 정보산업의 기초분야와 시스템 응용 소프트웨어 분야를 집중 연구 개발하게 되며, SRP 단지내에 입주하는 해외 유수의 정보통신 업체들과의 기술교류를 통해 정보화 사회의 핵심이 될 시스템 인테그레이션과 응용 소프트웨어 분야도 적극 연구개발할 계획이다.
대우는 또한 일본내 대학 및 연구소와의 공동연구 추진과 아시아 각국의 우수 연구인력 위탁연수 등을 통해 첨단 시반시술 분야에서의 국제간 교류를 활성화함으로써 아․태지역 산업기술정보 교류체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을 추진중이다.
대우가 일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상륙한 사례를 꼽는다면 서일본 최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인 스미요시 재개발 프로젝트이다. 대우는 후쿠오카지쇼 주식회사가 발주한 서일본 최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인 미래형 복합시설 공사에 참여케 됨으로써 한국 업체를 대표하여 일본 시장 개척에 앞장 서게 되었던 것이다.
대우는 일본의 건설, 부동산 경기의 불황으로 치열한 수주전이 전개되는 가운데 유수의 일본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하여 전 일본의 관심이 모아졌던 이 프로젝트에 5%의 수주 지분으로 참여했다.
이 공사는 1993년 6월 후쿠오카 현지에서 지진제(地震祭:토목, 건축 등을 시작할 때 지신에게 올리는 제사 형식으로 실질적으로는 기공식에 해당함) 행사를 시작으로 2년 반 후인 1996년 1월에 완공되었다.
후쿠오카의 중심부 스미요시 지구에 위치한 이 프로젝트는 대우를 비롯하여 총 18개사가 참여하고 건축면적만도 7만평이 넘는 매머드 사업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후쿠오카 중심을 가로지르는 나카다 전면에 위치하고 있어, 「캐널 시티 하카다(CANAL CITY HAKATA)」라는 프로젝트명을 갖고 있었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1902년 ‘산업의 르네상스’라는 기치를 내걸고 방직공장으로 운영되다가 폐쇄된 공장부지를 1977년에 후쿠오카지쇼 주식회사가 매입하여 16년 동안이나 계획해 온 야심작이기도 하였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됨에 따라 90년전의 방직공장 자리에 이제는 최신식 호텔과 쇼핑센터, 사무실 등이 들어서 21세기를 위한 미래형 고급 서비스 타운으로 재변신하게 되었다.
이러한 의미있는 대형 프로젝트에 대우가 참여한 것에 대해 우리나라의 건설업계는 물론 일본의 건설업계 조차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왜냐하면 외국 회사인 한국의 대우가 예상을 뒤엎고 상당히 높은 지분으로 참여했기 때문이었다.
스미요시 재개발 프로젝트에 이어, 대우는 1993년 10월 후지쯔 R&D센터 착공식을 가졌다. 최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건설되는 이 공사는 1․2기로 나누어 시공되는데 1993년 10월 착공한 1기 공사는 모두 60억엔의 공사비를 들여 3천16평의 대지에 지상 10층 규모의 건물을 1996년 1월에 완공하였다. 이 공사에서 대우는 제니다카, 구마야가, 와카치루 등 일본 유수의 기업과 공동으로 도급맡아, 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출처: 대우30년사 (1997년; 가편집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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