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6월 1일이 대우전자 호주지사의 시작일이다. 물론 이전의 호주지사를 설립하고자 하는 준비는 (주)대우무역의 앞선 진출을 바탕으로 많은 부분을 도움받을 수 있었지만, 각 가족사의 독자경영선언 이후로 외국의 지사도 독자적인 힘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호주지사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바이어와의 연결도 독자적인 노력에 의해 개척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첫 스타트는 메리셀(Merisel)과의 만남이었다. 대형창고를 보유하고 각종 PC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메리셀은 품질에 문제만 없다면 대우전자의 모니터도 다량 구매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결국 그해 12월에는 45만달러 상당의 모니터가 선적되어 메리셀의 창고를 향해 나아갔다. 지금은 현재 35만에서 40만에 이르는 수요 중 대우전자가 6만대를 각종 상표로 판매하여 호주 및 뉴질랜드 지역 전체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모니터와 함께 메리셀에게 큰 기대를 걸었던 제품이 전자렌지였다. 거래처로 지목한 것은 일본의 AKAI브랜드. 그러나 AKAI는 동경본사와 품질 및 여러 거래사안에 관해 먼거리 결재를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와 함께 SAA(규격신청 작업)라는 생소한 검사작업 또한 난관의 하나였다. 영국과 뉴질랜드, 호주는 모두 영연방 하에서 독자적인 전기스펙을 갖고 있어서 다른 나라의 기술진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요소가 되었다.
더구나 호주는 독자적으로 240V에 50Hz라는 전기규격을 고집하고 있었고, 수출대상국인 뉴질랜드에는 엄격하기로 이름난 방사성 전파시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몇 번에 걸친 재도전 끝에 1994년 8월 중순경 규격 및 상표등록을 획득할 수 있었고, 1994년 말까지 AKAI에는 약 95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다음의 상대는 NEC였다. NEC의 품질검사시스템을 통과하는 것도 그렇게 만만한 일은 아니었지만, 일단 호주와 품질검사시스템에 합격한 전과가 있었던 터라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다. 서류를 규격심의처에 넣기 시작한 후 9개월 만에 규격을 획득하고, 곧이어 뉴질랜드의 규격획득이라는 낭보가 날아 들었다. 실로 우리기술이 세계의 공인을 받는 개가라 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전자렌지의 1995년초 수출목표 280만달러를 웃도는 500만달러의 매출성과와 95년 호주 및 뉴질랜드 지역 시장점유율 1위라는 영예를 안게 되었다.
아울러 냉장고와 세탁기의 수출전망도 무척 밝은 편이다. 이와 같은 영업실적 호조에 힘입어 현재 대우전자 호주지사는 판매법인으로 거듭 태어날 계획으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