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onicles of Daewoo

경영의 기록

투우, 플라멩코, 강렬한 태양… 스페인은 지리적으로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는 교통의 요지일 뿐 아니라 대서양과 지중해에 인접한 해양문화 교류의 중심지로서 예로부터 동서문화 교류의 창구역할을 담당해 왔다. 스페인은 15세기 이후 콜럼버스, 마젤란 등이 지리상의 발견을 주도하면서, 세계전역에 식민지를 거느리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때 식민지였던 국가들 중에는 지금도 스페인어가 널리 통용되고 있을 정도로 스페인은 아직까지도 세계문화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스페인이 세계문화에 끼친 영향력에 비해 세계경제발전에 공헌한 바는 아주 미미하다. 특히 스페인에서 정부투자기관을 제외한 민간기업의 성장은 매우 저조한데, 이는 사회주의 정권기간을 통해 지나치게 발전한 정부의 노동권 보장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실제 스페인에는 한국이나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기업군이 많지 않다. 또한 해외로 투자를 확대하는 다국적화된 기업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해외시장 진출에 대해 소극적이다. 아직까지 스페인은 유럽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금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의 자본을 유치해 생산기지화 되는 데 만족하는 실정으로, 유럽․일본 등 다른나라 기업들의 시장선점을 위한 각축장이 되고 있다. 오늘날 이런 상황은 전자제품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일본기업들은 스페인을 유럽시장에 대한 전초기지로 삼고 상품판매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 문화적인 접근도 시도하며 시장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스페인에 대우의 세계경영이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1992년 9월 스페인에 현지 판매업체인 유레사와 55(대우지분)대 45의 비율로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선 대우는, 1993년 11월 4일에 물류센터 준공식을 가졌다. 그리고 현지 합작판매법인의 지분을 인수하여 단독법인화하였다. 이로써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대우의 스페인 판매법인(DESPA)은 당시 엔고에 따른 일본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시점과 맞물려 단기간에 나름대로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다. 현재 대우의 스페인 물류센터는 바르셀로나 외곽 전자 유통단지내에 위치하며 약 1천평 규모로서 유럽남부지역과 아프리카 북부지역에 대한 제품공급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이 당시 스페인은 1992년의 경기침체,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실업율(23%~24%)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리고 주교역 대상인 독일, 프랑스 등의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경제가 크게 위축되었다. 그리하여 전자제품을 비롯한 내구소비재에 대한 총소비가 감소한 상태였고, 업계간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진 상황이었다. 이런 시장환경하에서도 DESPA는 대우 브랜드(OEM 포함)의 적극적인 판매전략으로 1995년에 6천만달러 이상의 판매고를 달성, 설립 3년여만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며 본사의 도움없이 자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DESPA는 이 추세를 계속 유지해 1996년 8천만달러의 판매실적 달성을 예상하고 있으며 1997년에는 총 1억달러의 판매고도 기대하고 있다. DESPA는 경쟁이 치열한 품목의 경우엔 경쟁제품의 가격대에서 제품을 공급해 시장점유율 증대를 모색하는 반면, 일부 품목의 경우엔 고가판매로 장래 대우제품에 대한 고급 이미지를 확보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꾸준히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이젠 일부 품목이 6~7%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하는 등 스페인에 대우 인지도가 향상되고 있음을 가시적으로 느낄 수 있다. 공기방울세탁기의 경우 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이곳 유일의 백화점인 엘 꼬르떼 인글레스(EL CORTE INGLES)에서도 고가로 판매되고 있다. 현재 스페인시장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세탁기는 거의 대부분이 대우제품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곳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영업활동으로 대우는 1993년 10월 스페인에서 한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바르셀로나 프레스티지 1993」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프레스티지는 지난 1988년부터 스페인 정부산하 소비자 기관이 호텔, 보험, 가구, 서비스, 교육, 스포츠, 가정 등 22개 부문에서 지난 1년간 지역사회 발전에 공로가 있는 업체를 선정, 매년 시상하는 것으로 그중 TV․VTR 등의 가전부문에서 대우전자 스페인 판매법인이 유일하게 상을 수상한 것이다. 냉장고의 경우 스페인시장에서의 낙관적인 판매 전망과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싼 임금 등 여러 입지조건을 고려해 1996년 10월 19일 스페인 북동부 바스크주에 연산 60만대 규모의 냉장고 공장을 건설키로 하고 기공식을 가졌다. 3만평 부지위에 건평 1만평 규모로 설립되는 대우전자 냉장고 공장은 1997년 12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우는 이 공장에서 3백~3백50ℓ 규모의 유럽형 냉장고를 생산해 이중 30%는 스페인 내수시장에 팔고 나머지 70%는 유럽의 다른 지역에 수출할 계획이다. 대우전자 스페인공장은 국내업체가 유럽 지역내 건설하는 유일한 냉장고 공장으로 유럽시장 공략의 교두보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정미 넘치고 근면한 현채인 근무자들,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법인관리에 여념이 없는 주재원들. DESPA 구성원들은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내일의 「대우」 이미지 고양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출처: 대우30년사 (1997년; 가편집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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