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남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곳에 워딩(Worthing)이라는 인구 10만의 도시가 자리잡고 있다. 워딩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서안해양성 기후때문에 휴양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도심 곳곳에는 볼 거리도 많고 박물관, 영화관, 콘서트홀 등 문화시설이 타운을 잘 형성하고 있는 아늑하고 고급한 문화가 살아있는 곳이다. 또 해안가에는 고급호텔들이 줄을 서 있다. 이 시끌벅적한 해안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서 대우 세계경영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세계적인 신차개발과 서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대우가 1995년 1월 설립한 대우 워딩 테크니컬 센터(DWTC: DAEWOO-WORTHING TECHNICAL CENTER)가 바로 세계경영의 꿈이 무르익어 가고 있는 곳이다. 이 연구소에는 총 400여명의 연구원들이 대우 배지를 달고 전세계 자동차 시장을 공략할 신제품 개발에 열심이다.
대우의 연구소 건립은 1992년부터 시작되었다.
1992년말 GM과 합작관계를 청산한 대우는 금세기 말까지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유럽공략의 일환으로 현지 연구소 건립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세계적인 자동차 엔지니어링 회사인 IAD(International Auto-motive Design)의 워딩 소재 주요건물과 시설설비, 연구인력 등을 인수해 1994년 1월 12일 대우 워딩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IAD는 1976년에 설립된 자동차 엔지니어링 전문회사로 그동안 세계 유명 자동차 회사의 신제품을 개발해 왔었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마즈다의 스포츠카 MX-5 Miata, 포드의 링컨 타운카, 볼보의 440모델, 롤스로이스의 벤틀리 콘티넨탈 R 등이 바로 IAD의 작품이다.
이 외에도 IAD는 자동차 주요부품 개발에 참여해 스타일링과 차체설계, 인테리어 설계, 전장분야, 샤시분야, 시작차 제작 및 시험분야 등 거의 모든 분야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이것은 대우자동차가 워딩 테크니컬센터의 설립을 계기로 차세대 신제품 개발분야에서 얼마나 앞서나갈 것인지를 단적으로 설명해 준다.
워딩 테크니컬센터의 주요 연구개발분야는 제품계획, 스타일링, 설계(차체, 인테리어, 샤시-브레이크, 서스펜션 등), 시험차 제작, 시험, 구조해석 등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모든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주요 설비로는 160대의 설계용 컴퓨터 터미널과 15대의 구조해석용 고성능 워크스테이션 컴퓨터, 4축/5축 가공기계(승용차 1대 크기분), 각종 시험차 제조설비, 차량 시험설비 등이 있다. 물론 신차 스타일링을 위한 모형차(Clay Model) 제조설비도 갖추고 있다.
연구인력은 현지직원 약 780여명, 대우자동차 부평연구소에서 파견나온 주재원 9명 등 790여명으로, 차세대 신제품 개발에 총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대우자동차 부평연구소와 온라인망을 연결, 다국적 공동연구개발 시스템을 구축하여 신제품 개발관련 기술을 교류하고 있다.
워딩 테크니컬센터는 1996년부터 GM과의 판매금지 옵션이 풀려 서유럽 진출이 본격화됨에 따라 이미 마케팅 조사팀을 구성하였고, 지금도 시장조사에 여념이 없다. 조사팀은 유럽인들의 컬러성향과 소비자 취향분석, 유럽자동차 법규연구 등 다양한 연구조사를 거듭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우는 1996년부터 르망, 에스페로, 씨에로등을 유럽지역에 본격 수출을 시작했던 것이다.
한편 워딩 테크니컬센터는 유럽시장 진출을 목표로 설립된 만큼 선진국들의 까다로운 법규와 환경문제에 대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것은 또 법규가 까다로운 미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2천년에는 세계 7대 자동차 메이커만 살아남는다”는 21세기 적자생존의 법칙. 이것은 이곳 영국 남부도시에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리하여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를 향해 4백여 대우가족은 오늘도 밤 늦도록 불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영국에는 그 밖에 1994년 4월에는 기존의 유로대우(Euro Daewoo S.A)의 영국 판매법인인 Euro Daewoo U.K가 설립되었다. E/D U.K는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를 통한 고객만족을 승부수로 내걸어 건설중장비 시장에서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적 역할을 하고 있는 영국에서 자리매김을 시작했다. 이렇게 고객지형적인 마케팅활동을 한 결과,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여 진출 첫해인 1995년에는 시장점유율 8.5%의 판매실적을 올려 세계 굴지의 굴삭기 제조업체인 프랑스의 포크레인(Poclain)사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5위를 달성하여 세계유명 메이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