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onicles of Daewoo

경영의 기록

체코는 보헤미아 평원을 따라 흐르는 몰다우강 주변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나라다.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한 인구 1천만명의 소국으로 수많은 외침과 압박의 슬픈 과거를 딛고선 체코의 역사는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이 민족의 종교적인 심성에 견주어 볼 때 하나의 역설로 생각될 수밖에 없다. 체코는 공산정권 아래에서도 그들의 고유한 정신과 주체성을 지켜왔고, 1980년대 말 동유럽에 불어닥친 체제전환의 격변속에서 거의 유일하게 체제전환에 성공한 나라다. 자유경제체제로의 전환 후 서방 선진국의 앞다툰 투자를 선별 유치한데다, 뛰어난 기술력에 바탕을 두고 발달한 기계 및 조립가공산업은 현재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체코는 다른 동유럽 국가에 비해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다. 체코는 원래 1993년 1월 연방이 해체되기 전까지는 3개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서부의 보헤미아, 중부의 모라비아, 동부의 슬로바키아였는데 이 중 보헤미아와 모라비아가 체코공화국이 되었고 슬로바키아가 슬로바키아공화국이 된 것이다. 신기한 사실은 둘로 분리되는 순간에도 총성 한 방 울리지 않는 평화분위기에서 분리가 이뤄졌으며 더욱이 체코의 하벨 대통령은 외국기자간담회에서 슬로바키아의 투자여건을 높게 평가하며 슬로바키아에 대한 투자를 적극 권유하였다고 한다. 평화무드의 정착과 이웃나라와의 진정한 유대의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체코의 전체분위기는 유럽의 고풍스런 분위기를 아직까지 고스란히 간직한 모습이다. 실제로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도 전쟁의 포화를 전혀 받지않은 도시였으므로 계산적이고 절대 손해를 보는 일은 나서지 않는다는 침착하고 실속있는 국민성을 짐작할 수 있다. 되도록 많은 토론을 하고 생각을 해서 이해타산을 철저하게 따지는 국민성은 중국인과 비슷할 정도로 철저하다. 체코의 인구는 대략 1천만명으로 매우 적다. 아직 국민소득은 3천 4백 달러 수준이지만 1989년 민주화 이후,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칼라TV 보급율이 93%, 자동차 보급율이 50%를 웃돌 만큼 개인 생활수준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도시 자체도 정말 하루가 다르게 급속도로 서구화, 자본주의화 되어가고 있다. 이곳에 대우가 기반을 닦고 있다. 동서유럽을 연결하는 상업적인 거점으로서, 또한 동유럽시장의 교두보로서 1988년에 설치된 (주)대우의 프라하지사를 시작으로 1993년 대우전자의 판매법인이 설립돼 서서히 그 기반을 다져왔다. 아직 전자렌지와 VCR, 세탁기 등의 보급율은 낮아서 대우전자 판매법인에서도 제품의 신규수요와 칼라TV의 대체수요 등에 집중적인 판매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전자렌지는 체코 전체 수요인 16만대 중 3만 5천대를 판매하여 25%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계획이며 나머지 5대 제품에 대해서도 최소한 1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계획으로 있다. 또한 1995년 3월 대우는 동유럽을 생산거점으로 하는 자동차사업 장기구상의 한 단계로 대우와 오스트리아 슈타이어사가 합작해 체코의 상용차 생산업체인 아비아사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1995년 2월 체코 정부의 아비아사 민영화 추진에 따른 공개입찰에서 오스트리아의 슈타이어(STEYR)사와 공동으로 인수한 34%의 지분에 1996년 3월 5일 아비아사의 지분 16.2%를 추가로 인수하여 총 50.2%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확보했다. 아비아사의 인수는 한국기업이 체코 국영기업 민영화에 적극 참여키로 합의한데 따른 것으로 최초의 체코 투자로 기록되고 있다. 이로써 아비아사는 대우의 세계 자동차산업의 전초기지로서의 정식 출범과 함께 체코에서의 대우 기반확립의 하이라이트를 이뤘다. 아비아사는 공산정권시절 국가의 철저한 보호와 독과점체제 속에서의 누적된 폐해로 인해 1980년대말 시장경제체제 전환 후, 낙후된 제품으로 인한 판매부진과 저생산성, 경영관리 능력부족에 따른 항시적인 적자누적 및 자금부족 등 최악의 경영상태에 빠지게 됐다. 그동안 자체적인 경영합리화를 추진해왔으나 2천3백명의 종업원들이 연간 4천여대 수준의 자동차를 생산, 연 2만대 생산능력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런 상황속에서 대우가 1995년 8월이후 회사경영에 직접 참여하게 됐으며, 회사 회생을 위한 경영정상화에 목표를 두고 매진하고 있다. 대우는 1996년 안으로 체코 내수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을 75%까지 끌어올리는 한편, 해외시장을 적극 개발해 동유럽 국가를 포함한 해외에 1천대 이상의 아비아 상용차 수출을 위해 판매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덧붙여 대우는 내부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생산프로세스, 품질관리, 원부자재 구매관리, 재고 운영관리, 전산시스템 등 그동안 방치돼 온 내부관리체계에 일대 혁신을 취했다. 또한 종업원 사기진작 및 융화를 위해 한국 초청교육을 포함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 운영, 종업원과의 주기적인 대화 및 승용차 우대판매 등의 복지조치를 강화했다. 만성적인 자금부족문제 해결 및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대우 승용차의 수입판매권을 인수해 공격적인 판촉을 전개한 결과, 1996년 상반기 중 2천2백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조치들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단기처방이며, 장기적으로는 당초 사업구상대로 체코 내수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한 품질 및 기능, 디자인, 가격경쟁력을 갖춘 신제품의 개발을 통한 판매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는 1999년초 시판을 목표로 약 3억달러를 투자해 GVW 4.5~9톤급 상용차를 개발, 한국 및 폴란드에서 생산할 상용차와 제품 구성에 있어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해, 체코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세계시장에 소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이 등장하게 되면 아비아사의 생산능력도 5만대까지 확충되고, 자체적인 연구개발 능력도 확립돼 세계적인 상용차 메이커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병행해 대우 승용차의 가격 및 서비스 경쟁력강화 측면에서 금세기 말의 시장 수요여건을 감안, 아비아 내에 약 1만대 규모의 승용차 조립생산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세계경영의 현장중 한 일부로서 아비아사에 쏟는 대우의 투자와 열의는 한 동양기업의 상업적 이익을 겨냥한 사업이라기보다 현지인과 번영을 함께 하는 동반자의 이미지로 체코인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제 체코의 진출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온 것으로 보여진다. 워낙 인구가 많지 않아 다른 경쟁국,경쟁업체의 진출이 상당히 미비하지만 대우의 체코진출 성과는 다음 목적지의 법인설립과 매출 증대를 위한 바탕이 될 것이다.

출처: 대우30년사 (1997년; 가편집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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